잘 하던 다이어트를 보름 이상 쉬어가기로 했을 때,
나는 식단을 하는 것도 싫었고, 운동을 하는 것도 귀찮아졌다.
솔직히 정확히 무엇이 싫었는지 모른다.
그냥 365일 다이어트를 머릿 속에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싫었다. 한심하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그런데,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보니 가장 싫은 것은 운동이었던 것 같다.
퇴근 후 바로 쉬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것.
퇴근 후 맥주 한잔 하며 영화한 편 보는 여유를 부릴 수 없다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가장 싫은 것은 운동이었지만, 운동을 하지 않게 되어 생기는 여유 시간에 하는 것은 고작 음.주.였다.
고작이라고 하기엔 꽤나 즐겁고 행복한 음주.
그 약간의 술이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준다. 그러나, 그 즐거움은 곧 스트레스 되고 만다.
살이 찌는 나를 보면 다시 스트레스가 커지고야 마는 것이다.
내가 누리고 싶은 작은 행복들은 결국 나에게 어떤 행태이든 영향을 준다.
그 행복이 긍정적으로 다가 오면 좋겠지만, 부정적인 결과를 나타낼 땐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장 원하는 것은 운동을 즐기는 것.
운동으로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는 것.
말 그대로 희망사항이다. 지금 하고 싶지 않은 것, 또는 그 귀찮은 일을 즐길 수 있을 것이가.
그것을 하루의 소확행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좋아질 텐데 말이다.
2월 5일 주말의 식사
식사를 다 한 뒤, 칼로리를 계산해 보고는 깜짝 놀라고야 만다.
조금만 먹은 것 같은데 생각보다 꽤 높은 칼로리에 생각한다. 퇴근 후 운동을 열심히 해야 겠다.
아침 09:50 / 11:10
사과, 아메리카노
한달 다이어트 중이지만, 내 의지만큼 한달 다이어트의 룰을 제대로 해내고 있지 못하니 그 안에 작은 룰 하나를 넣어본다.
16:8 다이어트 16시간의 공복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저녁 6시 까지 식사를 마치고, 아침을 조금 늦게 먹으니 16:8은 자연스레 행해 지고 있었는데 의도치 않게 저녁이 늦어진 날은 나도 모르게 계산을 하게 된다. 아침을 몇시 이후에 먹으면 되지?
그렇다고 16:8 을 아무 시간에나 16시간 공복을 하면 안된다. 늘 같은 시간이 중요하다.
점심 12:45
일반식 (796kcal)
밥을 절반만 먹었는데도 칼로리는 한참을 초과했다.
도대체 다이어터는 뭘 먹고 살아야 하는 거야? 정말이지 먹고 싶은거 다 먹고 살 빼는 방법은 없는 거야?
다시 태어나야만 하는 거야?
간식 15:50
튀김(200kcal)
초코빵이 자꾸 땡겨서 차리리 튀김을 먹어버렸다.
둘 중 나을 것이 없는 선택지 앞에 더 양이 많은 쪽을 간식으로 택했다.
놀랍게도 현재 내 다이어트방식에는 간식섭취는 용납되지 않는다.
튀김을 한가득 먹으면 초코빵을 잊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완전한 나의 오산
나는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달달함이 땡기는 것이다.
여전히 나는 달달함을 원하고 있다.
저녁 18:40
일반식 (240kcal)
저녁 칼로리 통과.
그러나, 간식이 또 내 발목을 잡은 하루였다.
이제 초과 된 칼로리를 운동으로 소진시켜야한다.
하지만, 인생은 늘 내 맘대로 되지 않지.
퇴근 후 집에는 조카들이 있었다. 즉, 오늘의 운동은 날라갔다는 의미이다.
2월 6일 일요일의 의지력은 휴무상태입니다.
하루의 섭취량을 1,000kcal로 제한하려 한다.
대충 나물반찬에 밍밍한 국이면 가능하다.
그래 그렇게 먹으면 가능하다. 그렇게 매일 먹는 것이 가능한가?
아침 11:00
토스트, 아메리카노 (271kcal)
언제부터 빵이 이렇게 좋아진 걸까
나 원래 빵 안좋아하는데 말이다.
다이어트는 싫어하던 음식도 맛있게 먹게하는 놀라운 방법이다.
점심 13:10
일반식 (578kcal)
오랜만의 떡볶이
너무 자극적이고 맛있다.
이러니 어떻게 야채만 먹고 살 수가 있겠어.
간식 점심과 저녁사이 수시로
카페 라떼, 삼립 오븐에 구운 카카오 파운드
달달함을 하루종일 즐겨본다.
일요일은 제아무리 한달 다이어트 기간 내라도 제재가 안된다.
의지력과 이성이 일을 하지 않는다.
저녁 18:50
김밥, 초밥, 샌드위치
마트에서 이것 저것 사서 조금씩 먹었다.
역시 밥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니 아주 든든하다.
그냥 막 먹어서 얼마나 먹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건 고삐가 풀린만큼 야밤에도 배가 고파온다.
고삐가 풀리면 한순간으로 끝나지 않는다.
계속 된 허기짐과 싸워야 한다. 싸워서 이겨야 요요가 오지 않는다.
야식만은 절대 안된다.
이 때만큼은 의지력이 제 일을 해내었다.
그러나, 역시 운동은 무리겠지.
나는 늘 3단계가 너무 어렵다.
저녁을 먹기 시작하면서 함께 유산소 운동을 필수로 해야 한다.
그런데, 저녁을 소식을 하고 운동을 병행함에도 단 한번도 체중이 줄었던 적이 없다.
운동을 내가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강하게 해서 땀을 줄줄 흘려야 하나보다.
일주일 내내 운동을 해도 체중감량이 어려운데 이번주의 운동 스케줄은 망했다.
기대감은 물론 없다. 2주간 빠졌던 체중이 다시 어느정도 쪘을 거라 예상한다. 그 어느 정도가 적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포기는 하지 말아야지
나에겐 아직 4단계가 남아 있고, 이제 그 4단계를 꾸준히 해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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