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같은 시간을 잠에 투자하고도
하루가 피곤한 날이있다.
잠을 잤지만, 잔 것 같지 않은 날.
잠이 부족하면 온종일 멍해지기 일쑤다.
업무 중에도 멍.
멍때리다가도 멍.
그런데 놀랍게도 이렇게 머릿 속이 비어 가는 동안
먹고싶은 욕구는 올라온다.
나는 또 듣고야 말았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의지가 부족해지고, 결국 과식과 폭식으로 이어진다는 말을 말이다.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두가지 부류가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그 상태를 의식하고 더 의지를 다지는 부류.
그리고 원래 그런 거라면 그냥 먹어버리는 부류.
나는 늘 후자이다.
원래 그렇다는 걸 어떻게 할거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의식의 흐름에 나를 맡겨버리고 만다.
원인 분석을 해봐도 변하지 않을거면서
오늘의 몸무게 45.4kg
전일 기준 0.5kg 증가
체중의 변화에 크게 민감하지 않기로 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증가가 있을 때는 전 날을 되돌아보게 된다.
원인이 무엇일까?
운동은 나름 괜찮았고, 식사도 크게 많이 먹지 않은 것 같은데 왜 체중이 늘었지?
하지만 많이 먹지 않았지만, 간식이 많다.
간식이라고 하기에 보통의 다이어터들의 식사만큼 간식으로 섭취한 듯.
결국 과한 섭취 때문이었을까?
쳇,
나는 평생 소식하고 식단을 제한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서 이 정도로만 하고 싶은데
이렇게는 정말 내가 원하는 만큼의 변화는 어려운 걸까?
아침 11:00
호빵, 아메
커피를 내렸다.
원하는 온도보다 낮은 커피를 뜨겁게 먹기 위해 전자레인지를 사용해 보기로 했다.
이와 돌릴 전자레인지에 호빵하나를 추가해 본다.
계획에 없던 아침을 든든하게 시작한다.
불가 몇분 전 체중계 위에서 분개하던 나는 벌써 사라지고 없다.
점심 13:40
일반식
예상보다 점심이 늦어졌다.
아침부터 먹은 호빵의 영향이라 생각하겠지만, 배가 불러서 식사시간을 늦추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호빵을 먹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아침을 먹든 안 먹든 무엇을 먹었든은 중요하지 않다.
늘 먹던 시간엔 무조건 배가 고프다.
간식 15:40
민트 초코파이
나는 민초파다.
그럼에도 민트초코파이는 불호였다.
시원하게 먹으면 그래도 괜찮을 듯해서 냉장고에 한참을 숙성되고 있었는데,
배가 고픈 듯 하고 단 게 땡기니까 혹시나 해서 하나를 꺼내먹어본다.
역시 먹으면 안될 때 먹는 것은 항상 맛있다.
그렇게 불호이던 민트초코파이가 다이어트 덕분에 맛있어진걸까.
아니면 시원해져서 맛있어진걸까.
저녁 17:00
족발
늦은 점심과 과한 간식에도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고 먹고싶은게 머릿속을 떠다니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의지력은 바닥이 난 거다. 참고 참아봐야 무언갈 먹을 것이 분명하다.
그 때 "잠이 부족하면 많이 먹게 된다" 라는 말이 기억이 났다.
'에라모르겠다'심리가 또 발동되고야 말았다.
시킨다. 주문. 족발
제법 참고 참아본 시간이 겨우 오후 5시
저녁 시간치고도 제법 이른 시간.
주문은 언제 한 걸까 ㅋㅋㅋㅋ
간식 20:30 / 22:30
과자
사실 이 시간에 과자참기 정도는 식은 죽 먹기가 되었는데
오늘 완전 다 실패 .
<잠이 부족하면 음식을 더 찾게된다>
그런 정보는 안 듣는 편이 나은데
이걸 뇌가 듣고서는 나를 더 꼬드기는 느낌이다.
'원래 그런거야.. 원래 그런거야.... 니가 나쁜거 아니야...'
그럼 넘어가 주는 것이 인지상정.
아무리 먹어도 포만감 따위는 주지 않는 과자를 이 야밤에 먹으면서도
오늘은 어쩔 수 없다며 자제없이 자꾸 먹어버렸다.
이런 날은 놀랍게도 운동할 시간도 없다는 사실.
다이어트 정보보면서 대리만족
식단도 망하고, 운동도 못하니까
운동 동영상찾아보며 대리만족해본다.
다음에 운동할 때는 저 동작, 이 동작 추가하고
자세는 이렇게 해야지.
마음운동하며 약간의 죄책감과 약간의 포만감으로 잠에 들어본다.
잠을 잘 자야 폭식을 면하다고 스스로에게 되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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