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그리워하는 마음
아주 잠깐 치킨냄새가 나를 자극했다.
놀랍게도 주변엔 치킨을 가진 자가 없다. 헛웃음이 났다.
치킨을 생각하고 있지도 않았는데 순간적으로 난 치킨 냄새에 절식은 이런 현상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마치 몇년을 가보지 못한 고향의 그리움마냥 내 스스로 향기를 상상해낸걸까
이 정도의 그리움이라면 치킨을 먹어야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나는 잘 참아내었지


하루하루가 지날 때 마다 이번주의 남은 기간을 계산한다.
저녁을 먹고 싶다.
다음단계로 넘어간다고 해서 먹고싶은 걸 다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만 먹리스트를 생성하게 된다.
하지만, 먹리스트는 머릿속에 잠시 만들어 행복감을 주웠다가 금새 지워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이어트 기간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에 폭식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먹고싶은 걸 바로 먹기 시작하는 순간 그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야 만다.

아침 11:00
밤만쥬, 라떼 (289kcal)
다이어트를 시작한다고 계획하기 전 사놓은 음식들을 처리하기 위한 수단.
아메리카노를 더 좋아하지만, 라떼를 마시며 건강을 위한 거라 세뇌시켜본다. 뭐 라떼도 제법 맛있다.
몇 번 만들어봤다고 점점 라떼맛이 더 좋아지고 있다.

점심 13:00
일반식 (498kcal)
배가 부르다.
하지만, 자극적인 음식이 너무 먹고 싶다.
배부름과 만족은 차이가 있는데, 자극적인 맛이 너무 없어서 뭔가 허전함을 느낀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이 너무 먹고싶다.
지금은 참을 수 있다. 참을 수 있긴한데 좀 서글픈 마음은 어쩔수가 없나보다.

간식 14:00
딸기 5알 (32kcal)
식사가 끝나고 빠르게 먹는 간식
점심식사가 마지막 식사가 되어야 하는 이 규칙에 갑분 딸기
식사 외 아무 것도 먹지 않습니다.
그러니 음식을 주지 마세요
팻말이라도 붙여야 할까
지인이 사다 준 딸기가 몇 일째 냉장고에 틀여박혀있다가 이렇게 먹지 않아서야 바로 버려야하는 불상사가 생길 것이 뻔하여 내 위장에 버리기로 맘먹었다.
식사가 끝나면 배가 충분히 부르지만 얼른 딸기를 먹어본다.
식사 후 간단히 즐기는 후식이 나는 참 좋은데 이번 다이어트 단계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불안하기는 하다.
체중을 일주일에 한번만 재기로 했습니다.
나는 매일 아침 체중을 쟀는데, 이것이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빠지면 빠지는데로, 찌면 찌는데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래서 이번 한달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체중을 단계가 변할 때마다 재는 것으로 규칙을 바꿨다.
그러니 이번주 나의 다이어트 성과는 다음주 월요일이나 확인하는 것이다.
이 것은 하루하루 체중변화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혹시나 모를 변수를 대비해 더 열심히 다이어트를 진행하는 힘을 가져다 준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변화에도 의식하게 되는데, 이 작은변화가 지금당장 내 몸에 어떤 변화를 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버리기 아까워 먹는 음식이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안겨줄까.
먹으면서 불안한 마음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체중을 재지 않는 날은 스스로 느끼는 몸 변화에 집중하게 되는데 점점 가벼워지는 몸을 느껴야 할 시기에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있다.
하지만, 시간은 지나고 있고 후회는 늦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 것을 해나가는 수 밖에.
지금은 최대한의 규칙을 지키는 것. 그것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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